저도 픽업트럭에 하드탑텐트를 설치하고 2년 정도 사용했던 사람으로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루프탑텐트의 낭만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특히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과 연비 하락은 매일 체감하는 문제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루프탑텐트의 장단점과 함께, 설치를 고민하는 분들이 꼭 확인해야 할 현실적인 부분들을 공유하겠습니다.
루프탑텐트 설치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루프탑텐트를 설치한다는 건 단순히 캠핑 장비 하나를 추가하는 게 아닙니다. 차량 루프랙(Roof Rack)에 텐트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보니, 차량 전체의 무게중심과 공기저항이 바뀌게 됩니다. 여기서 루프랙이란 차량 지붕에 장착하는 기본 골조로, 루프탑텐트를 안전하게 고정하기 위한 필수 장치입니다. 제 경험상 설치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차량 높이입니다. 일반 SUV에 루프탑텐트를 설치하면 대략 2.1~2.3m 사이가 되는데, 픽업트럭처럼 지상고가 높은 차량은 2.3m를 훌쩍 넘어갑니다. 국내 대부분의 지하주차장은 2.3m 높이 제한이 걸려 있어서, 설치 후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대형마트 실내 주차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주차장 설치 기준](https://www.molit.go.kr)). 하드탑과 소프트탑의 선택도 중요합니다. 하드탑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방음·방수 성능이 우수하지만, 무게가 50~80kg에 달해 연비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소프트탑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비가 온 뒤 습기를 머금으면 무게가 늘어나고 곰팡이 관리가 필요합니다. 제가 사용했던 하드탑은 비 온 뒤에도 빨리 마르는 장점이 있었지만, 그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300만원 이상 들어갔습니다.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생각보다 큰 불편함
루프탑텐트를 설치하고 나서 가장 먼저 체감한 불편함은 바로 지하주차장 문제였습니다. 제 차량은 픽업트럭이라 원래도 높았는데, 하드탑텐트를 설치하고 나니 총 높이가 2.3m를 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백화점이나 마트의 실내 주차장은 아예 들어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겨울철 눈 오는 날이나 폭염이 심한 여름날, 실내 주차장에 차를 세우지 못해 야외 주차장을 찾아 헤맨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지인을 만나러 가거나 쇼핑을 하러 갈 때도 미리 주차 가능한 곳을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일부 지하주차장은 2.5m까지 허용하는 곳도 있지만, 이런 곳을 찾는 것 자체가 일입니다. 주차장 높이 제한(Height Clearance)은 보통 주차장 입구에 표시되어 있는데, 이게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쉽게 말해 '2.3m'라고 써 있어도 실제로는 그보다 낮은 경우가 있어서, 진입하다가 텐트가 긁힐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루프탑텐트를 단 차량은 아예 실내 주차를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캠핑을 자주 가는 분들은 "어차피 야외에서 놀 거니까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일상생활입니다. 캠핑장 가는 주말 이틀보다 평일 닷새가 더 길잖아요. 그 평일 내내 주차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연비 하락, 매달 체감하는 유지비 증가
루프탑텐트 설치 후 두 번째로 체감한 건 연비 하락이었습니다. 제 차량은 평소 고속도로에서 리터당 11km 정도 나왔는데, 하드탑을 설치하고 나서는 8~9km로 떨어졌습니다. 약 20~30% 정도 연비가 나빠진 셈입니다. 이건 단순히 무게 때문만이 아니라, 공기저항(Air Drag) 증가가 주요 원인입니다. 공기저항이란 차량이 주행할 때 공기와 부딪히면서 받는 저항을 의미하는데, 루프탑텐트처럼 지붕 위에 큰 박스가 달리면 이 저항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100km 이상으로 달릴 때 더욱 심해지는데, 제 경우 연료비가 한 달에 10만원 이상 더 들었습니다. 비가 온 뒤에는 더 심각합니다. 하드탑이라도 표면에 물이 고이거나, 소프트탑의 경우 천이 습기를 머금으면 무게가 5~10kg 더 늘어납니다. 이 상태로 주행하면 연비는 더 떨어지고, 차량의 무게중심이 높아져 코너링할 때 불안정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0원 수준입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오피넷](https://www.opinet.co.kr)). 월 주행거리가 1,000km라고 가정하면, 연비 2~3km 차이는 월 2~3만원, 연간 30~40만원의 추가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캠핑을 자주 가지 않는다면, 이 비용이 과연 합리적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루프탑텐트의 장점, 그래도 분명히 존재한다
불편한 점만 얘기했지만, 루프탑텐트의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설치 속도입니다. 일반 텐트는 펼치고 팩 박고 하는 데 30분 이상 걸리지만, 루프탑텐트는 클립 두 개만 풀고 사다리 연결하면 5분 안에 끝납니다. 캠핑장 도착해서 바로 쉴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메리트입니다. 두 번째는 바닥 평탄화 작업이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일반 텐트는 자갈이나 울퉁불퉁한 땅 위에 세우려면 돗자리 깔고, 자충매트 펴고, 발포매트까지 깔아야 합니다. 하지만 루프탑텐트는 이미 차 위에 평평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지면 상태와 무관하게 편안한 잠자리가 보장됩니다. 제가 사용했던 텐트 내부에는 5cm 두께의 고밀도 폼 매트가 깔려 있어서, 별도로 매트를 가져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세 번째는 벌레와 습기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입니다. 땅 위에 치는 텐트는 아무리 지퍼를 잘 닫아도 벌레가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루프탑텐트는 지상에서 1.5~2m 높이에 있어서, 개미나 지네 같은 기어 다니는 벌레로부터는 거의 완벽하게 보호됩니다. 여름철 캠핑할 때 이 차이는 정말 큽니다. 마지막으로, 차 위에서 보는 2층 뷰의 낭만은 경험해본 사람만 압니다. 제 연인(지금의 아내)은 처음엔 높이가 무섭다고 했지만, 막상 올라가서 아침 공기를 마시고 주변 풍경을 내려다보니 "이거 때문에 루프탑 하는 거구나"라고 말하더군요. 일출이나 일몰을 텐트 안에서 바라보는 경험은 일반 텐트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루프탑텐트는 분명히 매력적인 장비입니다. 하지만 그 매력을 누리기 위해 감수해야 할 일상의 불편함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결국 2년 만에 루프탑을 처분한 이유도, 캠핑 갈 때의 편리함보다 평일 주차와 연비 스트레스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루프탑텐트 구매를 고민하신다면, 먼저 자신의 캠핑 빈도를 냉정하게 따져보시길 권합니다. 한 달에 2회 이상, 최소 1년에 20회 이상 캠핑을 간다면 투자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1년에 서너 번 정도 간다면, 차라리 일반 텐트를 쓰거나 필요할 때만 대여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설치 후 철거도 만만치 않고, 중고로 팔기도 쉽지 않다는 점도 꼭 고려하세요. 여건이 맞는 분들에게는 분명 좋은 선택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신중하게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youtu.be/YqWIT8Aj3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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